유일무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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핑크.
그것만은 분명했다.
속이 비치는 듯하면서도, 손끝을 베일 만큼 선명한 연분홍빛의 결정.
눈꺼풀 안쪽에 아직 그 빛이 남아 있는 것 같다.
감으면 번지고,
뜨면 사라지는 색.
그 화려한 잔향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서도, 나는—
도망치고 있었다.
찰나였지만, 나는 누군가의 시선에 붙들려 있었다.
가게로 향하는 내 걸음이 자꾸 빨라지는 것도, 꿈의 잔상이 아직 가시지 않아서일까.
아니면 비겁한 내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아서일까.
어느 쪽이든, 나는 또 도망치고 있다.
다만 늦봄의 센치함쯤으로 넘기기에는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고 있다.
아니.
그깟 꿈 때문은 아니다.
기억도 잘 나지 않는걸.
진짜 문제는—
한 시간이나 먼저 도착해버렸다는 것.
근처 화장실에서 몇 번이고 화장을 고치면서도, 같은 생각만 되씹는다.
‘지금이라도 집으로 돌아갈까…?’
나를 봤을 때 사람들이 보일 반응을 생각하니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.
신청할 때만 해도 반쯤 장난이었고, 어제까지도 대수롭지 않았다.
오고 싶긴 했지만, 이 정도로 떨릴 줄은 몰랐다.
잠도 잘 자고 왔다.
온라인으로 만난 게 처음도 아니다.
그러니까 이렇게까지 심장이 뛸 이유는 없다.
없어야 한다.
핸드폰을 꺼내 의미도 없이 SNS를 새로고침하다가, 도로 화면을…